번역 - 영어/기타 2018. 5. 22. 21:39

독일 철학은 비범한 지성의 결과이다

종교와 철학 체계를 그들의 드문 강점인 합리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독일 철학의 관례이다. 다만 그 몰인정한 기준의 적용은 부당하다. 그들 자신이 사실이길 열망하며 그 신념을 유지하고, 대립하는 다른 견해 – 그것이 얼마나 명백하고 불가피하든 –를 이해利害에 따라 사실이라 하길 금하는 기준의 이야기다. 그러나 종교와 철학 체계가 사멸하거나, 사람들이 (시간의 경과나 주입된 학습에 따라) 종교와 철학 체계의 진리에 대한 질문이 우리의 삶의 문제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게 되어 그 영향력에서 이탈할 때에도, 그것들은 관심을 전부 잃지는 않는다. 그리고 처음으로 ‘불신자’ 에게 자신들의 미덕을 명시한다. 그는 그것을 인류 지성의 표현으로 인식한다. 물질세계에 대해서는 잘못 말하고 있을지언정 – 마치 예술이 으레 그렇듯 – 그들이 두른 관점과 정신은 진실하다고 받아들인다. 세상의 그 어느 것도 – 진리마저도 – 인류 지성보다 흥미로울 수는 없는 만큼, 이 터무니없는, 혹은 구식의 종교와 철학 체계들은 사람들에게 반가운 대상이 된다. 그들의 오류에 내재하던 자극이 희석되며 더 이상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위협이 아니게 되고, 저술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얻게 되었다. 기존의 진리가 고전하던 바로 그 굴절 덕택에 말이다.

독일 철학은 비범한 지성의 결과이다. 무언가에 달아오르는 것은 쉽다. 절대적인 의지와 혼돈 상태에 대한 믿음-심지어는 그 가능성을 둘러싼 맹목적인 논쟁-은 이성을 가진 동물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망 받고 배우고, 근면해지고, 도덕적으로 되고, 크리스천이 되고, 심지어는 피할 수 없는 실재와 관습의 장막을 걷어치우고, 우리 앞의 실존을 점유하길 그치지 않는 모든 관례적인 현상을 무릅쓰고 절대적 의지와 자유를 관통하고, 그것들이 설득력 있게 진정한 현실을 향하게 하는 것, 이것들이 바로 비범한 지성이 한 일이다. 존재 이래 불순물이 낀 원시적인 영혼의 깊이를 격세유전식으로 회복한 놀라운 성취이다. 독일 철학에서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자아ego, 곧 세상에 태어난 이후 온갖 회의로 얽힌 영혼이란, 현대에 다시 백주 대낮에 끊임없이 우리를 따라다니며 그 허깨비와 같은 웅변으로 ‘원시적 자아가 아니라 이 세계가 허깨비다’ 라 설득하려 드는 존재이다.

조지 산타야나, <독일 철학의 자기 본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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