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일본어/기타 2018. 5. 22. 21:37

‘무리 없이 번역할 있는 사람’ 과 ‘좀처럼 번역하기 힘든 사람’

질문자 H : ‘번역가가 어울리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 는 이야기 말입니다만, 작가의 관점에서 ‘무리 없이 번역할 있는 사람’ 과 ‘좀처럼 번역하기 힘든 사람’ 같은 경우도 있습니까?

무라카미 : 있지요.

질문자 H :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번역하기 힘듭니까? 작품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쉽게 할 수 있겠구나’ ‘힘들겠구나’를 알 수 있습니까?

무라카미 : “이건 내가 번역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과 “이건 정말 번역하기 싫다” 고 생각이 드는 소설은 확실히 있군요. 그건 그 소설이 ‘뛰어나다’ ‘뛰어나지 않다’ ‘취향이다’ ‘취향이 아니다’ 같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맡을 수 있다” “맡지 못하겠다” 의 여부가 굉장히 크게 작용하지요. 상성의 문제도 있고요. “이건 훌륭한 소설이지만 나는 정말 번역하기 싫다” 든지 “번역할 수 없다” 의 경우도 많이 있어요.

질문자 H : 평소 좋아하는 작가라면 순탄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지요.

무라카미 : 일단은 그렇습니다. 단,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가령 시바타(공저자 시바타 모토유키) 선생께서 자주 번역하시는 폴 오스터 말입니다만, 독자로서는 좋아하지만 ‘번역하고 싶은지’ 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 관계로, 특히 저는 작가다보니 ‘번역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있는가’ 의 여부가 꽤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존 어빙의 장편 하나를 번역했습니다만, 어빙에게서 ‘배우고 싶다’ 느낀 부분이 꽤 컸지요. 카버(레이몬드 카버)도 그렇고 팀 오브라이언도요. 팔십 년대 미국 작가 중 가장 필력이 좋았던 사람을 꼽는다면 오브라이언, 어빙, 카버라고 생각합니다. 그 세 사람에게서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고, 자양분을 흡수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번역한데엔 그렇게 생각한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시바타 : 실제로 번역하신 뒤 “의외로 배울 점이 없구나” 느낀 작가는 있으십니까. (웃음)

무라카미 : 아직까지는 없어요, 그런 사람은요. 무슨 작품이든 분명 배울 부분은 있지요.

시바타 : 처음 읽었을 때 느낀 감상에서 그렇게 벗어나진 않지요?

무라카미 : 그렇지요. “아... 이런 거 안 하는 게 나았어. 시간과 손끝의 낭비였어.” 라 할 일은 없어요.

무라카미 하루키, 시바타 모토유키 <번역야화> 中


'번역 - 일본어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이야말로 최강의 인터페이스이다  (0) 2018.07.04
榊原ゆい - Trust in me  (0) 2016.08.06
奥井雅実 - Love Shield  (0) 2016.08.06
한일 가사 번안 - 그대에게  (0) 2016.01.21
Baby's breathe - 田村ゆかり  (0) 2015.12.09